교통

버스 에어컨 냉방 구조 - 에어컨 바람을 닫아도 전체 온도에는 큰 영향은 없습니다

ysLog 2018. 8. 12. 22:34


*****
얼마전 교내 커뮤니티에서  '버스에어컨'이라는 글에 대한 답글로서 쓴 글입니다**


******************************************

본인은 군에서 버스운전병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 2년반 전세버스 승무원으로 근무했으며
버스운전자격을 보유한 사람입니다.

좌석에 앉으실때 버스 에어컨의 바람구멍을 닫으면, 다른데로 세게 나옵니다.
그 구조를 설명드릴게요.

버스 에어컨은 버스 중앙부근에 있는 흡기구에서 공기를 흡입한 뒤 냉각을 시키고 나서,

(사진1. 버스 에어컨 흡입구. 차종: 현대 뉴슈퍼에어로시티 디젤 저상. 출처: https://youtu.be/qFriYmiQDNg)


버스 천장 양쪽에 설치된 통로를 지나

(사진2. 에어컨 송풍 통로. 차종: 현대 뉴슈퍼에어로시티 CNG 저상. 우리가 흔히 144, 273에서 보는 차종입니다. 출처: https://youtu.be/gwAQ0MJsidU)



각 자리에 설치된 송풍구를 통해 냉방이 되는 구조입니다.
 

(사진3. 버스 승객석 송풍구 Type A. 가운데 부분을 잡고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잠기고,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열립니다. 출처:http://blog.naver.com/ant5649/220908926994)


(사진4. 버스 승객석 송풍구 Type B. 날개부분이 약해서 돌릴 때 주의해야합니다. 잘 안돌아가면 반대방향으로 돌려보세요 ㅎㅎ..  출처:http://naver.me/x9KpSWOJ)
 


송풍구는 위의 사진처럼 조절식 송풍구와 비조절식 송풍구가 동시에 설치되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절식 송풍구는 좌석을 향해, 즉 아래로 바람이 나오게 되어있고, 비조절식은 측면으로 바람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한때 좌석방향으로도 비조절식 송풍구가 설치된적이 있으나, 현재는 해당년식 차량들이 거의 폐차되어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조절식 송풍구가 설치되는 이유는 온도에 대한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장거리 운행처럼 장시간 머리로 찬 바람을 계속 맞으면 불쾌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송풍구를 닫는다면 차내 전체 냉방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측면으로는 지속적으로 냉기가 나올 수 있게 비조절식 송풍구를 설치하는것이지요. 


(사진6: 선반에 설치된 비조절식 송풍구. 차종: 자일대우 FX212, 출처: https://www.buslife.de/kr/2010/02/fx2)


선반 뚜껑이 있는 고속버스라고 하더라도, 그 내부에 다 비조절식 송풍구가 설치되어 있어 간접냉방이 가능하게끔 되어있습니다.



(사진7: 항공기형 선반에 설치된 반조절식 송풍구. 차종: 현대 유니버스 프리미엄, 출처: http://traintrip.kr/220922367529)


따라서, 개별 승객이 바람구멍을 닫는다고, 전체가 냉방이 안되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상버스 뒷자리나 광역/고속버스와 같이 두 좌석이 나란히 있는 경우, 송풍구는 2개이므로 한개는 닫고 한개는 다른분쪽으로 돌려두시는 지혜를 발휘하시면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학우님들께 전해드리고픈 참고하실만한 버스이용 팁!


1. 운전자는 버스의 구조 상 객실의 온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버스 에어컨을 가동시키려면, 운전석에 있는 에어컨 스위치를 조작해야 합니다.
버스는 에어컨과 히터가 동시에 제어되는것이 아닌 별도의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사진8. 현대 에어로시티 운전석. 현대자동차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모두 운전석은 동일하게 구성되어있음. 확대된 부분이 에어컨 조작부입니다.)


운전사로 근무했을때의 경험 중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객실 온도조절이었는데요,

그 원인은
운전석과 승객석의 온도차가 크기도 하고
(운전자는 전면, 측면으로부터 햇빛을 다 받아야 합니다.. 이것때문에 운전사들은 더워도 긴팔을 입거나, 팔토시를 합니다. 살 다 타서 피부에도 안좋고, 뜨겁습니다 ㅠㅠ) 

운전자는 계속 운전을 하는 등 계속 움직이므로 상대적으로 덥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운전석과 객실이 분리되어- 특히 시내버스는 격벽으로 분리되어있어 더욱 온도를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히터는 운전석만 별도로 제어할 수 있어서 더 모르실 수 있습니다. (최신 고급차종- 대부분의 고속버스-는 운전석만 에어컨 세기를 다르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 중간 승객들은 춥다고 하는데, 제일 뒷좌석 승객들은 덥다고 하시는 난감한 상황 등.. 온도조절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버스는 엔진이 제일 뒷좌석 아래에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맨 뒷좌석이 제일 덥습니다-
이때문에 일부 차량은 맨 뒷좌석에 비조절식 송풍구를 설치해두기도 하였습니다. )


시내버스야 그나마 탑승시간이 짧아 괜찮을텐데,
고속/시외/관광버스는 탑승시간이 길어지면 고역이죠..

정말 운전기사님이 몰라서 온도제어를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노여워 마시고 앞에 가셔서 얘기한번 해 주셔요 :)

따라서, 안전하게 선반이나 손잡이를 잡으며 앞으로 가셔서 기사님께 온도에 대한 의견을 전해주시면 잘 대응해주실겁니다.
꼭, 차량 운행중 이동하실땐 뭔가 잡고 이동하셔야합니다. 달리는 차는 언제든 급정거를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고속버스라면, 기사님이 굉장히 놀라실수도 있습니다. (운전에 집중하므로 손님이 앞으로 나오는걸 인지 못하실수도)


부드럽게 불러주세요 ^^;




2. 강제 환기팬

그리고, 이건 에어컨이 아니라 강제 환기팬인데요,
간혹 여기서 엄청 시끄럽게 소리가 나면, 환기팬(후앙.......이라 해야 알아들으실수도..)을 꺼달라고 해주세요. 
모터가 구려서... 강제흡/배기 시 소리가 좀 납니다.

(사진9: 버스 환기팬, 출처: http://npbs1122.blog.me/220558167158)

환기때문에 켜 두셨을수도 있는데, 여튼 얘기하시면 곧 꺼 주실거라 생각합니다.

때론 겨울에 뭔가 저기서 바람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자연환기- 내부의 환기구만 열어둔경우)
이 경우에도, 추우니 환기구를 닫아달라 말씀하시면 됩니다. 



3. 자연환기구

또 하나, 자연환기구도 있는데요,



봄에서 여름사이, 그리고 여름에서 가을 넘어가는 애매한 시기에는 간혹 버스 에어컨을 안틀어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달래 틀어주지 않는게 아니라 회사 내규(.....) 때문입니다. (연비에 영향을 미치므로)
그때 기사님께 에어컨 틀어달라고 말씀이라도 해보시면, 틀어주시거나 내규때문에 못튼다 하시거나 하실겁니다.

틀어주시는 분들은, 내규라도 민원때문에 그랬다고 할 말이 생기니 틀어주시는거죠. (운전석 CCTV로 확인 가능)

여튼, 에어컨을 틀 수 없는데 더우실 경우, 이거를 여시면 차가 달릴 땐 외부 바람이 들어와 한결 나으실겁니다. 
 

혹여 겨울에 열려있으면, 닫으셔도 됩니다. 


한가지, 여닫으실 때 손 다치지 않게 주의하셔야 합니다. 
대부분 저 자연환기구를 조작하시는게 익숙치 않으시다보니 생각보다 닫으실 때 힘이 들거든요.

편히 닫으시는 요령은, 한쪽 먼저 닫고 나머지를 닫도으시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연환기구가 완전히 수평으로 열려있을 때 A쪽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먼저 닫고, B를 닫는거죠.
차가 달리는 중이라면, 차의 진행방향쪽을 먼저 닫으시는게 좋습니다.

우측아래사진 (차종: 대우 BS106/BS090: 성북04가 전부 이 차종입니다)과 같은 형태는 한쪽으로만 열리는 구조입니다. D의 쇠봉을 잡아 내리면 됩니다.)

만약 어정쩡하게 닫혀있을 경우(진행방향 왼쪽은 닫혀있고 우측은 열려있는..)에는,
자연환기구 판 전체를 (C부근) 바깥으로 밀어 전체를 다 열리게 한 후, 다시 한쪽부터 차례로 닫으면 잘 닫힙니다. 



4. 히터 

히터는 일체형과 분산식 두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일체형은 흡기와 히팅 라지에이터가 한 몸체에 설치된 녀석으로 대부분의 시내버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으로 운전석으로부터 3열, 중간문 부근, 제일 뒷자석의 바로 앞줄의 운전석측에 설치됩니다.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은, 중간문 부근에서 2열 좌석이 시작되는 곳, 그 중에서도 운전석측에 앉으면 발을 따닷이 녹이며 가실 수 있습니다.

단, 저상버스는 제외! 단차가 있어서 히터쪽에 발이 안닿아요.

(사진11. 일체형 히터. 차종: 현대 뉴슈퍼에어로시티. 출처: 현대자동차)


분산식은 별도의 장비로 흡기한 후 차량 하부에 위치한 히팅 라지에이터를 거쳐 차량 전체에 온기를 공급해주는 구조입니다. 
사진에는 어두워서 안보이지만, 슬라이딩도어처럼 열고 닫을 수 있습니다.
많이 덥다고 느껴지시면 닫으시거나, 춥다고 느껴지시면 한번 확인해보시고,
그래도 컨트롤이 안 될 경우 꼭 앞에 가셔서 말씀해주세요! 운전기사님이 온도를 모르셔서 못하는경우가 많습니다!!


(사진12. 분산식 히터. 차종: 현대 유니버스. 출처: https://www.buslife.de/kr/2015/01/universe_2015)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모두들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